보도자료 | 2025.04.09 | #수퍼빈 #자원순환
디지털포스트(PC사랑)-시장경제 2025년 연중 공동기획
4월호 커버스토리 : 일상이 된 AI, 공존과 불안 사이
재활용 로봇 스타트업 '수퍼빈' 김형관 부사장 인터뷰
폐기물 무인 회수 AI로봇 '네프론'
자체 개발 AI 알고리즘 '뉴로지니' 탑재
딥러닝 적용, 선별 정확도 99%
페트병 이어 헌옷·배터리 재활용 목표
필리핀·인도네시아 진출 추진 중
김형관 수퍼빈 부사장. 사진=신현숙 기자.
[디지털포스트(PC사랑)=신현숙 기자 ] 다양한 산업군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혁신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재활용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변화를 앞당기는 것은 혁신기업들이다.
그 중에서도 재활용 로봇 전문 스타트업 '수퍼빈'이 대표적이다. AI 기반 재활용품 선별 기술이 등장하면서 마시다 버린 페트병을 사람이 직접 재활용해야 했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이 회사는 폐기물 무인 회수 AI로봇 '네프론'을 선보였다. 네프론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병만 골라내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비전(Vision) AI' 기술이 탑재됐다. 딥러닝 알고리즘도 적용해 재활용 처리 횟수가 늘어날수록 페트병의 선별 정확도가 높아진다. 현재 99%에 이른다.
수퍼빈의 도전은 계속된다.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페트병에 이어 헌옷이나 배터리 등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고도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다음은 김형관 수퍼빈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사진=수퍼빈.
Q. AI 기술을 재활용 분야에 적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우리나라에서 분리수거된 폐기물 중 상당 부분은 저품질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령 유럽은 투명 페트병을 모아서 다시 투명 페트병을 만드는 원료로 쓰는데, 우리나라는 기껏해야 인형에 들어가는 솜(단섬유) 정도에 그치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재활용 선별장을 방문,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고품질의 재활용품을 확보하려면 깨끗한 단일 재질의 자원이 모여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폐기물 자원이 한데 뒤섞인 상태로 선별장에 도착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자원이 더 오염되기도 합니다. 이후 사람들이 직접 선별 작업을 진행하는데, 각자의 기준이 다르다 보니 고품질의 재활용품을 모으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습니다.
일반 시민들로부터 재활용 자원을 수거하는 무인회수기에 AI 선별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이유입니다. 재활용품 선별 작업의 정확도를 높이고 관련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AI 기술이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Q. 수퍼빈의 AI 기술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고객이 네프론 오브제 모델에 투명 페트병을 넣고 있다. 사진=수퍼빈.
A. 고품질의 재활용 자원이 무엇인지 조건을 설정한 뒤 AI에 관련 내용들을 학습시키면, 기존에 사람이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자원을 골라낼 수 있습니다. 수퍼빈은 실제로 이를 구현한 AI 재활용품 무인회수기 '네프론'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네프론에 재활용품이 투입되면, 카메라가 물체를 촬영합니다. 이후 AI가 재활용 조건(길이, 색상, 라벨 유무 등)에 부합하는지 판별합니다. 예를 들어 페트병을 재활용해 다시 페트병을 만드는 원료로 활용하려면, 라벨이 제거되고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투명 페트병만 모아야 하는데, 이 과정을 AI가 검증, 조건에 맞지 않는 재활용품을 걸러준다는 것입니다.
판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뉴로지니'라는 자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뉴로지니는 방대한 생활폐기물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한 후, 폐기물의 종류를 스스로 판단합니다. 네프론은 현재까지 4억장 이상의 폐기물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이에 따른 선별 정확도가 98% 이상에 이릅니다.
Q. 네프론의 선별 정확도를 더 높일 방법은 없을까요?
A. 전국적으로 1460대가 넘게 설치된 네프론은, 각 현장에서 수집되는 폐기물 데이터들을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선별 정확도를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네프론 사용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폐기물 데이터 학습량이 많아지므로, 선별률을 계속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은 초분광 카메라와 같은 다른 선별 기술과 결합, 만회하고 있습니다. 실제 공장에서 초분광 카메라로 다시 한번 선별 과정을 거친 결과, 정확도가 99% 이상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Q. 환경문제 개선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수퍼빈이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r-PET 재생 소재. 사진=수퍼빈.
A. 지난해 네프론을 통해 투명 페트병 6100톤(약 2억 8000만개)을 수거했습니다. 전 국민이 마신 생수 음료병 100개 중 2개를 수퍼빈이 수거한 셈입니다.
네프론이 수집한 페트병은 자체 공장에서 고품질의 'r-PET' 재생 소재로 재탄생합니다. 이 소재는 석유에서 추출된 원료로 만들어진 '신재 PET'을 대체합니다. 신재 PET 대신 r-PET로 페트병을 생산할 경우 탄소 배출량이 80%가량 줄어듭니다. 산림 대체효과로 환산하면 325만 그루에 해당합니다.
Q.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A. AI를 활용해 폐기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선별하는 기술은 향후 다양한 재활용 자원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투명 페트병이나 캔 등을 수거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플라스틱 재질이나 폐의류 등을 선별·회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궁극적 목표는 생활폐기물의 순환경제를 구축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폐기물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령 폐의류의 경우 하나의 옷 안에서도 재활용 가능한 부분이 있고,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 보니, 구분해 절취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 재활용하는 방법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의미입니다.
현재의 사업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지역은 매년 폐기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순환경제 사업모델을 접목하면 이들 나라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필리핀과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와는 협력을 논의하는 단계입니다.